2016 ??_??3

파문 시즌3 제8회_ 이병철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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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opse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미러룸 거울로 둘러싸인 방에서 당신과 연애한다 정면의 당신 후면의 당신 측면의 당신에게 입 맞춘다 두 개의 입이 여덟 개로 늘어난다 거울은 복리(複利)의 세계, 감각의 무중력 공간 거울에 갇힌 우리는 거울 밖에 있다 그것은 마치 얼음 속에서 빙폭의 바깥을 오르는 일, 오늘의 연애는 불가능의 가능성이다 거울과 거울이 겹쳐질 때 우리는 증식하고 갇힌다 우글거리는 우리가 된다 하나의 거울 속에서 우리는 분명 웃었다 그러나 네 개의 거울 속에서는 겁에 질려 있다 거울과 거울 사이에 하얀 침대가 놓여있고 침대는 우리의 알몸을 허공에 띄운다 우리는 거울 속에서 거울 바깥을 본다 또 바깥에서 속을 들여다본다 바깥은 폐쇄돼있고 속은 열려있다 나는 나만 보고 당신은 당신만 본다 눈빛들이 뜨거워질수록 당신에게선 소리도 냄새도 나지 않는다 당신과 나는 지금껏 서로의 바깥에다 그림자만 잔뜩 싸질렀지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 거울과 거울 사이로 전화벨 소리가 들어와 거울 속에 적막을 만든다 거울의 감정을 알기 위해 불을 끄지만 우리는 한 번도 거울 아닌 적이 없었다 거울만큼 완벽한 외도는 없다 불과 빨강과 뱀 입 속에서 몇 번, 계절이 바뀌어 네가 늦봄을 내밀 때 나는 꽃잎에 덮인 꿀벌들의 소로와 벼랑 틈 숨은 폭포를 몰래 감춘다 우리는 속으로만 스며드는 핏물을 붙잡고 선지덩어리로 굳어지는 중이야 아니, 은밀한 배꼽까지 활짝 열고 진공상태의 죽음을 듣고 있는지도 모르지 혀끝의 여름, 혀끝의 겨울 어느 계절을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