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_??3

파문 시즌3 제4회_ 최지인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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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opse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주말 허벅지 위에 아내 허벅지 놓인다 아내는 왜 그럴까 나는 꽃 머리들 후드득 쏟아지는 걸 본다 태풍이 지나갔다 머리 한쪽 쑤신다 아내는 회사에 나는 병원에 모두 갈 곳이 있다 모든 게 그럭저럭 화분에도 영혼이 있다 화분에 심은 식물들이 말라 죽는다 달라지지 않는다 알 수 없는 건 우리 그러다 몇 가질 적는 아내는 죄가 없다 나는 대기실에서 패션잡지를 본다 곧 불릴 이름 병원에서 법원에서 감옥에서 도로에서─ 신호등 불 바뀐다 빨간 이름 파란 이름 가여운 이름 생일 축하해 우리는 외롭고 모국은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사람들을 향해 총검을 겨누고 창가의 책들이 햇볕을 쬔다 노랗게 부스러지는 것도 괜찮다 아내와 나 뒤틀린 종이처럼 침대 위에 있다 * 달궈진 프라이팬에 마가린 한 스푼 식빵을 굽고 그 위에 달걀 프라이 케첩과 설탕 조금 식빵 두 장 포개어 있다 그 사이 축축하고 부드러운 건조대에 널린 수건들 손목에 걸린 갈색끈 저녁 9시 30분의 분주함 분홍색 샤워타올 “잠깐 벌려봐”라고 말하는 입 타일 틈에 낀 곰팡이 하양 거품 간지럼 피우는 손 그리고 테라스에서 맥주 마시기 사람들 흉보기 엘리베이터에서 키스하기 담배 연기 자욱한 공원 벤치 크림색 푸들 새벽 3시의 악몽 숨 아내와 나 토라진 얼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 미워하는 것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나눠 먹고 헤어지는 것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는 것 빨간색 현관문을 보고 ‘다 왔다’고 안도하던 때 까지 * 샌드위치 크게 한입 문다 아내가 화분에 물 흠뻑 준다 창밖으로 보이는